(독서모임에 기록했던 내용입니다)
어제 저녁... 빵을 사러 나갔습니다. 맨날 가던 이문역 앞 빠리바게뜨가 식상해... 방향을 반대쪽인 중화역으로 잡고~~
이화교라는 다리를 건너 산책모드로... 빵사러 40분을 걸었습니다... 중화역은 현재 재개발지역으로 지정은 됐으나 개발은 안 된..
조금은 어수선한 동네입니다. 중화역 부근에 빠리바게뜨가 이문역 빠리바게뜨보다 맛있다는 지인의 이야기를 듣고 터벅터벅 걸어가던 중 저는 '빵주르'를 만났습니다. 이원재 소장님이 말하던 그런 빵집 빵주르...한 봉에 3000원 두 봉에 5000원 가지런히 놓여있던 빵들... ...이원재 소장님의 피곤한 초롱초롱 눈빛이 떠올랐고, BRead 여러분들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도 들렸으며, 저를 겁먹게 했던 엄청나게 큰 개 녀석의 얼굴도 떠올랐습니다... 둑은둑은...
하지만 저는 빵주르의 문을 열지 못했습니다. 아니 안 열었습니다... ... 역시 아직 제가 자본주의의 총아라 그런가요? ㅋㅋㅋ
아닙니다 -.- 빵주르의 빵이 너무 맛이 없게 생겨서였습니다 ~ 한 봉에 3천원인데 손이 안 갑니다 -.- ;;;
중화역 근처의 빠리바게뜨는 과연 지인의 소개답게 소보루빵이 훨 맛있었습니다 @.@
뭔 빵 이야기냐구요? 문득...우리 사회의 진보라고 하는 것. 그리고 사회적 기업들이 아직 빵주르와 같지 않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멋있고 세련되기 보다는.. .. '심리적 동조'가 필요한 집단이며 기업들. 스스로 자생력을 갖추기 전단계... 물론 투입되는 자본량이 다르기 때문에 그 질이 다를 수 밖에 없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 소비자들이 빵주르를 살리기 위해 빵을 사야 한다는 논리는 저는 잘 이해가 안 됩니다.
저의 고향은 이원재 소장님이 말씀하셨던 곳보다도..지혁형이 말씀하셨던 서울의 외곽보다도 ... 정말 정말 도시화가 더디게 되고 있는 '전라남도 순천' 입니다. 서울에서 맥도날드, KFC를 먹을 때 우리는 롯데리아만 먹었고.. 저는 대학 때가 되어서야...
신촌 맥도날드를 접하고 엄청난 사회적 배신감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순천의 좋은 점은 주저리 주저리 100만가지 정도 됩니다)
http://www.cyworld.com/jhy0092/7189370
왜 순천을 이야기 하느냐? 순천엔 화월당이라는 진짜 진짜 오래된 빵집이 있습니다. 고등학교 30년 선배이신 아버지가 고등학교 때 미팅을 했고, 제가 중딩때, 고딩때 누나들, 여동생들을 만나러 갔던 그런 빵집입니다. 진짜 빵맛 진짜 대박입니다!!! !!!
화월당의 소보루빵과 찹쌀떡은 진심 "왕입니다요"를 연발하게 만듭니다. (이 집 찹쌀떡 너무 많이 먹고 수능봐서...전 3교시 수2에 낮잠을 자고 맙니다 -.-) 화월당 옆엔 빠리바게뜨도 있고, 길건너엔 빵굼터도 있습니다. 요샌 뚜레주르도 생겼드랬죠 ^^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화월당을 찾습니다 -. 하지만 그 화월당도 이제는 경쟁력 시대에 맞춰~ 케익과 찹쌀떡만 만든다고 들었습니당... 다른 건 프랜차이즈에 밀렸다고 하네요. 그러나 여전히 화월당 빵은 순천 출신 사람들에겐 아련한 기억이자~ 빵 선택의 1번이 될 겁니다.
빠리바게뜨가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만큼~ 이런 빵집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요? 정책의 탓만도 아니고 자본의 힘만도 아닌 일이 아닐까요? 스스로 진보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 전 중화(을)에 출마한 진성호를 지나가던 강아지보다 싫어할 정도의 정치적 성향 정도는 있습니다. 사실 지난 모임에서 이원재 소장님과 이야기 나눈 후 갈증이 느껴졌습니다. 좋은 빵집을 만들기 위해서 맛이 없어보이더라도 정성을 다한 빵을 사먹어라... ... 전 잘 안 와닿았습니다.
씨바. 빵주르가 더 빤타스틱한 빵을 만들면 되자나 !!!! 어떻게???!!! 바로 그 어떻게에 우리의 돈을 쓰면 안되는건가 의문이 듭니다. 씨바... 빵주르같이 영세한 애들이 빵집 만들면.. .. 졸라 영세한 사업가의 소박한 꿈으로 출발할텐데... 빤타스틱한 울트라 빵을 만들리가 없잖아.... 그 빵 사먹어봐야 자력갱생할 길은 안 열리는 것이고 ~.~ 그럼 수익모델을 바꿔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빠리바게뜨랑 상생할 수 있는.. ..
http://blog.naver.com/dongjin27?Redirect=Log&logNo=130126569773
빠리바게뜨는 SPC라는 회사 거고..이 회사 회장은 삼립식품 창업자의 둘째 아들..큰 아들이 삼립식품 넘겨받았는데..
쫄딱 말아먹고..작은 아들이 빵에 미쳐서 샤니를 운영하다 삼립을 M&A 하죠..머 내막은 모르겠으나.. 이렇게 빵에 미친 회장의
관점에서.. .. 정부가, 혹은 위정자가 반경 00 키로 미터 이내에 있는 빵집들과 상생해라 라고 한다면??? ???
저라면.. .. 우선 지역별로 거점 빠리바게뜨를 하나 크게 세운다. 거점 지역 빵주르같은 빵집을 돌아다니며.. ..
"너네 앞으로 빵 만들 때 빠리바게뜨 봉지에 넣어!! 내가 빵재료도 좀 싸게 해주고..기술지원도 좀 해줄께" 한다.
여기서 빵주르는 절대 이름은 빠리바게뜨로 하면 안된다. 빠리바게뜨 거점 휘하의 빵주르이다~~~~~~
봉투는 빠리바게뜨의 영역임을 표시하는 일종의 마케팅 수단!!!
"대신 너네들 빵집 안 망하게 할테니 너 무늬는 빠리바게뜨라 해" 라고 하면서. 빠리바게뜨랑 빵주르는 일종(?)의 동업자가 된다.
존재는 연명하게 된 빵주르는 제빵왕 김딱구가 되어~ 다양한 빵을 실험개발한다. 쥐눈이콩찐빵, 현미오곡백설기,
단호박왕고구마시금치빵 등등등... 빠리바게뜨는 빵주르의 신선하고 위험한 실험들을 지원하기도 하고...
엿먹이기도 한다.
이 와중에 빠리바게뜨 사장은 정치인이랑 다음과 같이 쇼부를 친다.
"야 빵주르 안 망하게 할 테니까.. .. 우리 법인세 조건부로 깎아줘. 그리고 1년에 한 번씩 우수 모델로 계속 홍보해줘"
빠리바게뜨 사장은 언론플레이도 한다.
"우리 졸라 좋은 빵집이야. 빠리바게뜨도 살리고 빵주르도 살리는!!! 마구마구 홍보해줘"
어느덧 빠리바게뜨는 빵주르와 함께... ..아침을 빵으로 먹는 아름다운 한국사회 홍보대사가 되어..
세계 빵계를 휘어잡고 있다 ~~~ 그리고 나는 빵을 우유에 찍어서 너무 맛있게 먹고 있다 TT
(여기까지 쓰다가 빵주르 없애고 빵 혼자 팔아 남는 돈이랑, 빵주르랑 같이 먹고 사는 거 머가 이익인지 측정해 봤습니다)
(대기업 관점에서 빵주르를 살리는 건... 비용 절감은 분명 있으나, 매출 역시 줄 것이기 때문에... ...
혼자 팔아먹고 사는 게 더 이익일 거 같습니다만... ... 그 차이가 크지 않을 수도 있을 거 같단 감이 왔습니다)
게임이론에서처럼.. 서로간의 신뢰만 있으면 이 게임은 Win-Win 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거대빵군단을 중심으로 한 하나의 빵 군락체 .. ..
머 나름 이익공유제 등등이 이런 관점에서 출발했을텐데...더러운 재벌녀석들!!!
지금 SPC 회장이 안 나서면...제가 삼립식품 대주주가 되어 이런 군락체를 함 만들어 보겠습니다!!!
신지 회장님이 22대 대통령이 되면 법인세 좀 깎아주세요 굽신굽신...
아... .. 어제 빵을 사러 중화역에 갔다 와서 잠꼬대를 했다더니 이렇게 머리가 복잡해서였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