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총재배] 도전 의식이 만들어 낸 리바운드 1위. 코리안리재보험 진석규
지난 6월10일 막을 내린 2012 KBL총재배 직장인리그 1차대회에서는 6명의 개인 타이틀 수상자가 탄생했다. 점프볼리그에서는 지난 시즌까지 결선 토너먼트 진출 팀 중 소속 팀이 소화한 경기의 50%이상 출전한 선수에게만 개인 수상의 자격이 주어졌다.
그러나 올 시즌부터 디비전별 참가 팀 모두가 동등한 경기수를 치르게 됨에 따라 24개 팀 모든 선수에게 개인 타이틀 수상의 자격이 주어졌다. 그 결과 디비전별 득점, 어시스트, 리바운드 부문에서 모두 다른 선수가 수상의 영예를 차지하게 됐다. 점프볼리그에서는 2012 KBL총재배 직장인리그 1차대회가 종료된 후 타이틀 수상자들을 찾아 트로피와 상품을 전달, 타이틀 수상에 대한 소감을 들어보는 시간을 갖았다.
세 번째 수상의 영광은 올 시즌 평균 12개의 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디비전2 리바운드 1위에 오른 코리안리재보험의 진석규가 선정됐다. 2위와 0.6개의 차이를 기록하며 극적으로 디비전2 리바운드 1위에 오른 진석규를 코리안리재보험 사내에서 만나 수상소감을 들어봤다.
Q_ 디비전2 리바운드 1위 수상 축하드립니다. 소감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A_ 개인적으로 굉장히 영광이고 기쁩니다. 다만, 올 시즌 워낙 팀 분위기가 좋아 팀 성적이 좋을 줄 알았는데 결과는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라 다소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리고 이 자리를 빌어 그동안 저를 따라다녔던 작은 오해 하나를 풀고 싶습니다. 그동안 비교적 단신인 센터로 많이 소개됐는데 사실은 제 키는 그렇게 작지 않습니다. 이래뵈도 184cm나 됩니다.(웃음) 이제는 단신 센터란 오해를 풀고 싶네요.(웃음)
Q_ 개인적으로 단신 센터로 소개했던 점 사과드립니다. 올 시즌 리바운드 1위에 오르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요?
A_ 팀 포지션상 저 외에도 골 밑에서 많은 활동을 하는 동료들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팀 동료들이 박스 아웃이나 궃은 일을 챙겨줬기 때문에 저는 오히려 리바운드 잡는 일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올 시즌은 개인적으로 슛이 실패한 공이 어디로 튈 것 같다는 예상이 많이 맞아들어서 리바운드 개수가 더 올라간 것 같습니다. 특히, 공격 리바운드를 생각보다 많이 잡아서 리바운드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Q_ 본인이 생각하는 본인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A_ 체력이 좋지도 않고 신장이 아주 크지도 않지만 어려서부터 다양한 포지션에서 농구를 경험했던 것이 지금은 가장 큰 장점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가드, 포워드, 센터까지 전 포지션을 다 경험했기 때문에 다른 센터들에 비해 움직임이 조금 더 부드러운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 가드 포지션에서도 플레이를 했기 때문에 피벗 플레이나 돌파, 스텝을 놓는 것들이 조금 더 자연스럽게 몸에 새겨진 것 같습니다.
Q_ 위에서 잠깐 이야기했지만 개인 성적에 비해 팀 성적은 다소 아쉬움이 남습니다. 출발이 화려했기 때문에 아쉬움이 더 큰데요.
A_ 사실 올 시즌 시작하기 전에 동료들과 많은 준비를 했습니다. 포지션별로 잘 짜여진 상태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예선 첫 상대였던 CJ와의 경기에서는 최고의 경기력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우연인지 불행인지 길남현 선수와 조가람 선수가 부상을 당하면서 팀 밸런스가 깨지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신입사원인 센터 임기택 선수도 부상을 당했고 이상돈 선수 역시 부상을 달고 시즌에 임했습니다. 포지션별로 뛸 사람은 부족하고 의욕만 앞서다 보니 하위리그로 떨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첫 경기에서 선보였던 조직력이 무너진 뒤 이길 경기를 패하면서 전체적으로 팀 분위기도 많이 쳐졌습니다. 우승까지 생각했던 시즌이였지만 동료들의 부상 공백을 제대로 메우지 못해 예상 밖의 성적을 기록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Q_ CJ와의 경기 이후 팀이 흔들리고 있다고 생각한 경기는 언제인가요?
A_ 아마도 LG전자 MC연구소와의 경기가 분수령이였던 것 같습니다. 첫 경기에서 워낙 호흡이 잘 맞았다가 톱니바퀴가 하나, 둘씩 빠지면서 팀 컬러 자체가 흔들리는 걸 느꼈습니다. 코리안리재보험의 팀 컬러가 개인기 보다는 빠르게 뛰고 다 같이 수비를 하는 성실함이 대표적인 팀 컬러인데 동료들의 부상 이후 개인기로 경기를 풀어가려다 팀이 무너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LG전자 MC연구소와의 경기가 가장 아쉬운 경기로 남습니다. 아마 LG전자 MC연구소와의 경기만 잘 풀어갔다면 올 시즌은 전혀 다른 양상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Q_ 예선전의 아쉬움은 뒤로 하고 준결승리그에서는 다시 좋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A_ 상위 리그 진출에 실패한 뒤 팀 동료들이 다시 한 번 팀을 추스리자는 각오를 다졌습니다. 상위 리그 진출에 실패하면서 동기부여를 잃을 수도 있었지만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동료들과 열심히 했던 것이 마지막에는 다시 팀을 재정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Q_ 아이러니 하게도 이번 2012 점프볼 훕페스트 1차전 상대가 LG전자 MC연구소입니다.
A_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번 맞대결에서는 팀 전력이 100%가 아니였기 때문에 이번 맞대결에서는 100:100의 힘을 가지고 제대로 붙어보고 싶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선수들도 돌아왔기 때문에 해볼만한 시합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동료들에게 한가지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이번 훕페스트에서는 제발 부상당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회사 직원이 300여명 정도 되는데 그 중에서 10여명의 동료들을 뽑아 대회에 출전하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분 좋은 도전인만큼 부상 당하지 말고 이번 훕페스트에서는 우승을 노려봤으면 좋겠습니다.
Q_ LG전자 MC연구소에는 진수종, 최민택, 진동철 등 높이가 좋은 선수들이 많습니다. 코리안리재보험의 높이를 생각하면 버거운 상대이지 않을까요?
A_ 저희와 맞붙었던 상대들은 항상 저희보다 높이가 좋았습니다. 덕분에 이제는 상대의 높이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우리 팀 동료들의 투지, 활동량이 더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대로 맞붙으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_ 당당한 자신감이 보기 좋습니다. 그렇다면 팀의 장점 외에 고쳤으면 하는 부분은 없으신가요?
A_ 현재 저희 팀을 지도해주고 계신 조명선 코치님이 늘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우리 팀 선수들을 보면 하고자 하는 의욕이나 체력, 투지는 넘치는데 그에 반해 기본기가 많이 부족하다고 말씀을 해주십니다. 그래서 항상 코치님과 연습할 때는 패스나 기본기 위주로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저희 팀 상황을 비춰보면 더 이상 나빠질 것이 없기 때문에 동료들과 함께 기본기만 더 다진다면 월등히 좋은 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Q_ 말씀하신 것 처럼 점프볼 코칭 프로그램을 통해서 조명선 코치님과 함께 연습을 하게 되셨습니다. 그런데 다른 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외부 인사의 영입보다는 순수하게 동료들만 가지고 연습 하는 것이 좋다고 하는 의견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A_ 저희 팀에도 그런 의견들이 없진 않았습니다. 원래 팀의 목적 자체가 단합이였기 때문에 외부에서 코치님을 모실 때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실력향상을 목적으로 코치님을 모시게 되면 상대적으로 실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도태되고 팀에 문제가 생길 것이란 의견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동료들을 설득해 코치님을 모시게 됐고 현재까지 큰 문제 없이 코치님과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조명선 코치님이 중간에서 워낙 컨트롤을 잘해주셔서 지금은 크게 의지하고 있습니다. 사실 엄밀히 따지면 남남인데 코치님이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저희들을 코치 해주시기 때문에 저희 선수들 역시 잘 따르고 있습니다. 평소 연습할 때 세세한 부분까지 지도해주시고 계셔서 배우는 입장에서는 감사할 따름입니다. 저희 팀이 워낙 젊고 직원들의 연령대도 낮기 때문에 팀의 회장인 박준호씨가 고생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동료들간의 갈등이나 의견충돌 같은 부분을 회장으로서 잘 중재하고 있기 때문에 코리안리재보험 농구 팀이 지금에 이르게 된 것 같습니다.
Q_ 디비전2 리바운드 1위에 올랐기 때문에 앞으로 상대의 집중견제를 받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에 대한 대비책은 있으신가요?
A_ 이제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라서 체력적으로 많이 힘이 듭니다. 특히, 최근에 아이가 태어나서 운동량이 많이 줄어든 상태라 시합할 때마다 육체적으로 많이 힘든 상태입니다. 그러나 팀 동료들이 부상에서 돌아오면서 골 밑에서 부담감이 많이 줄었기 때문에 동료들을 믿고 경기에 임할 생각입니다. 리바운드 1위에 오른 것은 이미 지난 일이고 하반기에 있을 점프볼 훕페스트와 직장인리그 2차대회에서 팀을 위해 희생하는 선수가 될 작정압나더. 상대 팀이 집중견제를 한다고 하면 우리 팀의 다른 선수에게 찬스가 날 확률이 높으니 우리 팀 동료들에게 찬스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팀에는 큰 보탬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Q_ 최근에 결혼도 하고 아이가 태어났다고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예전에 비해 시간이 많이 부족할 것 같은데요. 그리고 아내분이 주는 눈치도 장난이 아닐 것 같습니다.
A_ 맞습니다. 예전에는 꾸준히 운동을 하다 최근 1년동안은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지 못했습니다. 앞에서 이야기 했지만 운동량이 줄다 보니 체력적인 문제에 직면하기도 했습니다. 그나마 최근에는 퇴근 후에 아이가 잠들면 밖으로 나와서 자전거를 타면서 조금씩 운동량을 늘리고 있습니다. 욕심은 많지만 앞으로 차곡차곡 운동량을 늘릴 계획입니다. 저희 아내 역시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고 있습니다. 운동의 장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운동하는 것에는 찬성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주말에 시합에 나가는 것으 탐탁치 않아합니다. 덕분에 평일에는 가정에 충실하며 살고 있습니다.
Q_ 개인적인 목표가 있으신가요?
A_ 아이가 태어난지 이제 첫 돌이 지났는데 저희 아이가 농구장에 나와서 응원 해줄 때 까지 코트에 서고 싶습니다. 그래서 우리 '아빠는 농구를 잘하는구나'라고 아이가 느껴줬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다치지 않고 꾸준하게 운동해서 아이와 함께 농구장에서 웃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덧붙이자면 코리안리재보험 동료들과 함께 결승전에 진출해서 우승기를 들어올리고 싶습니다. 예전에 어떤 대회의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는데 그 당시 결승전 종료 휘슬이 울리고 저희 팀이 우승을 차지했을 때의 감격을 잊을수가 없습니다. 코리안리재보험 동료들과도 반드시 그 때의 감격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Q_ 마지막으로 가족과 회사 동료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_ 일단,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 장모님에게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언제까지 할 지는 모르지만 주말마다 이렇게 농구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아내에게 특히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가족이 있기 때문에 현재의 제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앞으로도 다치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으시는 박종원 사장님 이하 임,직원 여러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처음 점프볼리그에 출전할 때는 코리안리재보험이란 회사 자체를 몰랐는데 이제는 인지도가 많이 좋아져서 코리안리재보험이란 회사를 많이 어색해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팀 동료들 모두가 회사의 얼굴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소규모의 인원을 가지고 대외적으로 모든 것이 공개되는 리그에 출전한다는 것이 큰 도전이였는데 지금까지는 고비 없이 잘 해온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도전해서 좋은 결실을 얻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늘 바쁜데도 팀을 위해 같이 애쓰고 있는 팀 동료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